2000년 3월, 길드 탈퇴 버튼 실수로 벌어진 전쟁

2000년 3월, 길드 탈퇴 버튼 실수로 벌어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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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팝리니지에서 큰 화제를 모은 사건은 ‘길드 탈퇴 버튼 실수 사건’으로, 리니지 역사상 가장 어이없는 전쟁의 시작이었다. 당시 ‘빛의검’ 혈맹은 서버 내에서 가장 단합력 있는 길드로 유명했으며,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강력한 세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혈맹의 부군주였던 ‘데라스’는 장비 정비를 하던 중 실수로 인터페이스를 잘못 클릭해 혈맹을 탈퇴하고 말았다. 문제는, 그 순간을 누군가가 캡처해 팝리니지에 올리며 “부군주, 반란 일으킨다!”라는 제목으로 퍼뜨렸다는 것이다.

그 게시글은 하루 만에 댓글 수백 개를 기록하며 서버 내 최고 화제를 모았다. 유저들은 “진짜 반란이냐?”, “드디어 권력투쟁 시작?”이라며 흥미진진하게 반응했다. 심지어 어떤 유저는 데라스의 이전 발언을 모아 “그는 오래전부터 불만이 있었다”는 식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황한 데라스는 팝리니지에 해명 글을 올렸지만, 오히려 “반란자는 늘 그렇지”라는 댓글만 쏟아졌고, 결국 그는 자신이 직접 다시 혈맹에 복귀 신청을 해야 했다. 문제는 군주가 이 해프닝을 농담처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끝”이라는 말을 남기고, 데라스를 가입 거절한 것이다.

결국 데라스는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혈맹 ‘회색불꽃’을 창설하고, 기존 빛의검과는 적대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웃지 못할 실수 하나가 서버 내 작은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몇몇 유저들은 양측에 정보를 넘기며 진짜 첩보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팝리니지에서는 “전쟁은 클릭 한 번으로 시작된다”는 짤이 돌아다녔고, 데라스는 의도치 않게 리니지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양측은 점점 전투에 지쳐갔고, 중재에 나선 유저들의 제안으로 기란 광장에서 ‘사과 이벤트’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데라스는 “앞으로는 클릭할 때 확인을 두 번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빛의검 군주도 “이젠 웃고 넘기자”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 사건 이후, 유저들은 인터페이스 설정을 바꿀 때마다 긴장하게 되었고, 팝리니지에는 관련 경고 글이 정기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금도 누군가 실수로 길드 탈퇴를 하면 이렇게 말한다.
“야, 데라스 시즌2냐?”
“그때 그 얘기, 팝리니지에 다 남아 있어.”
“클릭은 가벼워도, 전쟁은 무겁다니까.”